不禁山花亂
불금산화란
還憐徑草多
환련경초다
可人期不至
가인기부지
奈此綠尊何
내차녹준하
산꽃 흐드러짐을
금하지 못하고,
도리어 길에
풀이 많음이 애처럽구나.
그 임은 약속 두고
오지 않으니,
이 푸르고 좋은 술을 어이할거나.
우리나라 성리학을 집대성하여 유가의 으뜸으로 추앙 받으며,
주자의 뒤를 이었다고도 평가 받는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춘일한거차노두육절구春日閒居次老杜六絶句」이다.
퇴계는 시문도 당대 제일이라는
평이 있었다.
목 빼고 임이 밟아 올 길목을 지켜 기다린 지 이미 오래이다.
임은 틀림없이 고갯길을 넘어오다
온 산에 흐드러지게 핀 산꽃에 눈을 뺏기고 길을 잃고 있거나,
길바닥에 가득한 풀을 밟기가 애처러워 이리 늦어지고 있을
터이다.
하기야 산꽃의 흐드러짐을 금할 수 없으니,
산꽃을 보는 것도 탓할 수 없고,
가득한 풀이 애처러워 밟지 못하는 것도 측은지심이니,
풀을 피해 밟는 것도 나무랄 수가 없다.
아무리 그래도 이미 약속이 되어 있는데,
시간을 그렇게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그 임은 틀림없이 가득한 풀에 길을 빼앗기고,
산꽃에 마음을 홀려
꽃 아래에서 헤매고 있을 것이니,
마냥 임이 오기만을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리는 나는 무엇인가.
임은 내가 보고 싶지도 않았단
말인가.
또 임과 함께 마시려 일찍부터 담가논 푸른색이 돋는 저 좋은 술항아리는 어찌해야 하는가.
임과 가지게 될 대작對酌의 설레임에 잔뜩 걸었던 기대에서이며,
그렇다고 독작獨酌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인 것이다.
이 아름답고도 멋스러운 위약 사유.
마음으로는 이미 이해하고 있는 것이고,
임도 나를 만나러 오는 신성함에서 차마 가득한 풀을 밟지 못함이며,
설레임을 진정하느라 꽃을 보고 있는 것이리라.
서로가 서로를 사랑함이여..
★ 形端表正 형단표정
형체가 바르면 그림자도 바르다.
★ 才子佳人 재자가인
남자는 재능을 가지고 평가하고
여자는 미모를 가지고 평가한다.
초운 오석환 선생님께 작년에
배운 시~~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