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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 글~~*

모과 이야기

 

난 당신에게 향기로운 사람입니까?

 

 

속담중에 '어물전 망신은 꼴두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 는 말이 있습니다.

 

울퉁불퉁 곱지 않은 모과의 생김새를 보고 생겨난 얘기이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외형을 중시하는 풍조는 크게 다르지 않았나 봅니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 이나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다라는 말도 따지고 보면,

예쁘고 잘 생긴것에 어쩔 수 없이

더 마음이 끌리는 사람의 심리를

대변하는 말이긴 마찬가지지요.

 

흔히 모과를 보면 세번 놀란다고 합니다.

 

처음엔 못생긴 모양에 놀라고,

다음엔 그 향기에 놀라고,

마지막으론 향기와는 전혀 다른

떫은 맛에 놀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모과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어 버리는

예측불허의 과일인 셈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그것은 눈부신 봄볕 아래 분홍색으로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을 만나는 날 입니다.

 

모과라는 이름은 한자 이름 목과

(木瓜)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중국이 원산지인 모과나무에겐 호성과(護聖果)라는 중국 이름도 있습니다.

 

 

옛날 공덕을 많이 쌓은 어떤 스님이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중간에 다리를 친친 감고 있는 커다란 구렁이를 만났습니다.

나아가자니 자기를 노려보고 있는 구렁이가 두렵고 돌아가자니 발이라도 헛디뎌 떨어질까 겁이나

그야 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에 처한 스님은 제발 길을 가게 해달라고 온 마음으로 기도를 하는 수밖에요.

기도가 끝나자 바람 한점없는 고요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모과 하나가 구렁이의 머리 위로

툭하니 떨어져 내렸습니다.

 

놀란 구렁이는 물로 떨어졌고 스님은 무사히 다리를 건널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전해서 모과가 성인 같은 스님을 보호했다 하여 호성과 (護聖果) 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거리에서 얼굴은 아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친구를 만났을 때

우리는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낍니다.

 

열매만 알고 꽃을 모르는 것도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법 오래 꽃을 보았음에도 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꽃이 많고 꽃은 아는데 열매를 모르는 나무도 많습니다.

 

못생기고 상처 난 모과일수록 향기를 더한다는데 난 당신에게 향기로운 사람입니까?

 

비록 세월을 비껴갈 순 없다 해도

썩을수록 향기를 더하는 모과처럼

벗의 하루하루가 향기롭길 바랍니다.. ㅡ 姸雨 ㅡ

 

 

 

아래 사진은 모과 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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