郎作十里行
낭작십리행
儂作九里送
농작구리송
拔儂頭上釵
발농두상차
與郞資路用
여랑자로용
님께서 십리길을 떠나신다기에
저는 구리까지 배웅갔지요.
저의 머리위 비녀를 뽑아
노자에 보태시라 님께 드렸습니다.
우리나라 제일의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시이다.
여기서 십리는 아주 먼 길이다.
님을 배웅하는 길이 구리까지 따라가게 되었다.
들어가라는데도 조금만 조금만 하던게 구리까지 따라간 것이다.
이제 님이 갈 길보다 돌아가야할 길이 더 멀어진 것이다.
그런데 님께서 주신 정표인 결혼비녀를 뽑아 노자에 보태시라 건넨 것이다.
진짜 노자에 보태란 것이 아니다.
품 속 깊이 간직했다 가끔씩 꺼내보며 그때의 언약을 잊지말고 나를 생각해달라는 것이다.
여인의 애틋한 사랑이 눈물겹다.
아마도 남자는 비녀를 팔아 술이나
퍼마시고 딴 여자에게 선물로 주지 않았을까!
그녀는 오늘도 밤하늘의 달을 보며
남편에게 돈벌어오라고 등떠밀어
먼 길을 떠나게 한것을 후회하며,
하얀 달을 보며 하얀얼굴에 맑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