妾貌似花紅易減
첩모사화홍이감
郞心如絮去何輕
낭심여서거하경
願移百尺淸流壁
원이백척청류벽
遮却蘭舟不放行
차각난주불방행
임제林悌의 「패강가浿江歌」이다.
여기서 패강浿江은 대동강의 옛이름이고, 청류벽淸流壁은 대동강변에 병풍처럼 늘어선 절벽 이름이며,
난주蘭舟는 한 사람이 타는 길고 날씬한 배 또는 아름답게 치장한 예쁜 배를 말한다.
봄날 버들개지 흩날리는 가운데 꽃잎이 어지럽게 지고 있다.
꽃이 지고 버들개지 날리니, 봄도 늦어 여름이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
가는 봄의 잔영 속에 지난 봄 동안 나와 함께 따뜻하고 달콤한 보금자리를 꾸몄던 님도 꽃잎처럼 나를 떠나가고 있다.
여인은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아름다움이 스러진 시든 꽃잎에 견주었고, 한 때의 사랑을 까맣게 잊은 님의 마음을 이리저리 정처 없이 흩날리는 버들개지에 비유하였다.
떠나는 님, 떠나기만 하면 다시 온다던 기약도 잊어버리고 다른 여인의 품에 안기실 님, 그래도 여인은 그 님을 차마 잊지 못하여 대동강변의 청류벽을 통째로 들어다가 떠나가시는 님의 뱃길을 가로막았으면 했다.
이렇게 한 때를 불사르던 사랑도 저물어 간다.
한시에서 봄은 청춘 또는 사랑을 의미한다.
따라서 봄이 가는 것은 청춘의 상실 또는 사랑의 끝남을 의미한다.
등불 밝히고 밤을 지새우는 것은 꼭 가는 가을이 아쉬워서 때문만이 아니다.
흐르는 세월을 시간을 차마 눈 감고 보낼 수는 없는 것이다.
백두산과 한라산을 모두 옮겨서라도 가는 님을 막고 싶기만 하다.
아! 짧은 인생, 사랑하기도 모자란데 이별이라니...
한시ㅡ 미학산책..
임제편을 공부하고 있다.
임제는 황진이를 유명하게 한 인물이다..
벼슬을 얻어 내려가는 도중 황진이 무덤가에 들러 시 한조를 읊다가 부임한곳 도착도 하기전에 파직을 당한다..
요즘 세상에 보기드문 남자이다..
임백호(林白湖)제(悌)는 기상이 호방하여 구속 당하기를 싫어했다.
병으로 죽음에 당해서 자식들이 슬피 울부짖다 그는 "천하의 여러 나라가
황제라 일컫지 않는 나라가 없거늘 유독 우리나라는 예부터 그렇게 해보지 못했다. 이런 누추한 나라에서 살다 가는데 죽은들 무엇이 아깝겠는가?" 라 말하고 곡을 하지 말도록 명했다.
또한 늘 우스갯소리로 "만일 내가 (중국의)오대(五代)나 육조(六朝)의 때에 태어 났다면 응당 돌림 천자㐑(輪遞天子)는 되었을 것이다 라 말했다. ㅡ 이익의 성호사설ㅡ
한시를 처음접한 시인이 임제이다 보니 많은 관심이 가게된다..
남자임에도불구하고여성의감성을 잘 드러내기도 했고...
梢雲 吳錫環 선생님께 배우는 한시 일부를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