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네팔 카트만두에 사는 먼주(가명)는 열 살입니다. 다섯살 때 지금의 주인집에 들어왔습니다. 어릴 땐 심부름과 개 돌보는 일을 했지만, 이제는 빨래와 부엌일도 도맡아 합니다. 가장 힘든 때는 겨울입니다. 먼 곳에서 물을 길어, 차가운 물에 맨 손을 담그고 주인 가족들의 모든 빨래를 해내야 하니까요. 방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라, 일이 끝나고 나면 쪽방이나 부엌에서 그대로 잠들기 일쑤입니다. 그러다 주인 아저씨에게 맞기도 많이 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고 먼주가 받는 돈은 없습니다. 친척 아저씨의 소개로 이 집에 들어왔지만, 주인은 먹을 음식과 잠자리 외에 다른 보수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2.
네팔 서부 고라히 지역에 사는 니빠(가명, 7세)는 아침 여덟시부터 돌을 깹니다. 헐거워진 망치를 맨손으로 조이는 모습이 아이라기보다는 능숙한 일꾼입니다. 옆에는 언니 사하라(11세)가 작은 쇠스랑으로 강바닥을 긁어 돌과 자갈을 골라내고 모래를 모읍니다. 가족들은 강 주변 대나무로 엮은 천막에 삽니다. 점심을 간단히 해결한 자매는 다시 오후 2시부터 강바닥을 파기 시작합니다. ‘지루하지 않으냐’고 묻자 사하라는 “이 일 외에는 아는 것이 없어요. 이 일은 우리에게 밥을 줘요.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 돼요”라고 답합니다. 돌을 깬 지 벌써 6년이 되었습니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네팔에는 2012년 (네팔 내 어린이 노동자 권익단체 추산) 현재 500만 명의 어린이들이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린이 노동자는 광산노동부터 성(性)산업에 이르기까지 80개 업종에서, 어른들이 종사하는 대부분의 직종에서 일합니다. 이들은 장시간 노동, 열악한 영양 상태, 구타, 성폭력, 교육받을 권리 박탈, 저임금이나 무임금 상태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네팔의 어린이 노동자를 위한 한국의 NGO <희망의 언덕>은 2005년부터 일하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직접 아이들을 위한 캠프를 열어 왔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학교와 배움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요?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빈곤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건강한 자아,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도록 응원하는 내일의 꿈이기 때문입니다. <희망의 언덕>은 ‘내일에 대한 기대’가 아이들이 건강한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 강력한 힘임을 보아 왔습니다. 캠프에서 인간은 존재로서 사랑 받아야 하고 타인을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 건강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놀이와 공부로 배우며 아이들은 말할 수 없이 행복해했습니다.
그런데 경험이 쌓이면서, <희망의 언덕>은 보통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들에게 맞춘 책으로는 어린이 노동자에게 같은 가치를 가르치기 어렵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노동하는 어린이들' 이라는 독특한 현실을 고려하며 500만의 이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고민된 책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지요.
<희망의 언덕>은 교육전문가.대안학교 교사 등 뜻을 함께 하는 이들과 ‘나·너·우리(공동체)’라는 주제로 노동하는 아이들을 위한 교재를 새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재미난 활동을 통해 담아낼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로 하여금 무엇이 되거나 무엇을 소유하기를 꿈꾸기보다는 자신을 사랑하는 내면의 힘을 기르고 이웃 사랑을 꿈꾸게 할 것입니다.
교육은 사람의 미래를 바꾼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희망의 언덕>이 지원하는 어린이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날을 꿈꿉니다. 또, 자신의 땅에서 희망을 가지고 일하며 자신과 타인을 자유롭게 하는 삶을 선택하기를 기도합니다.
네티즌 여러분, 이 꿈에 동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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