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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님글과 사진 ~*

김종태쌤 야생화

 

 

 

 

잘 돋아난다고 돗나물이라고?

돌 틈에서도 잘 자란다고 돌나물?

돈이 좋다고 비슷한 발음에 돈나물?

무엇으로 불러도 좋다 돌나물은 씩씩하다

 

 

내게서 장미를 보았다면 당신은 하나님 같고

내게서 찔레를 보았다면 당신은 멋쟁이 분명

가시 많고 귀찮은 놈이라면 당신도 비슷해요

나는 나지만 당신 불러주기에 따라 다르지요

 

 

 

 

돈이 들지도 않고 돈도 되지도 않는데

왜 돈나무라고 부르는지 알 수가 없다

줄기나 뿌리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 때문인데

세상의 이름이라는 이렇게 이상하게 변한다

이름만 보고서 독할 거라고 생각 마

맛나게 잘 먹는 땅두릅이잖아

겉만 보고서 별볼일 없을 꺼라 생각 마

나도 알고 보면 한없이 멋진 사람이라구

혼자 뒤집어 써서 독한 풀처럼 됐지만

나보다 더 독한 풀들도 무척 많다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는데

잘 쓰지는 않고 마녀사냥을 하는구나

 

어디를 가야지만 너를 볼 수 있지?

흔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투덜댔었지

어느 곳에 가면 널 흔히 볼 수 있겠지만

네가 그렇게 흔한 것을 싫어하는 거란다

 

손가락 마디마디 열 손가락 모두

사랑한다며 가락지 끼워드리고 싶지마는

행여 제 빈 마음 하나라도 무거울까봐

노란 미소만 보내옵니다

 

찌르지도 못하는데 가시라고 부른다

버선목처럼 뒤집어 보일 수도 없듯이

너를 지금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나는 너의 겉 껍데기밖에는 알 수가 없단다

 

 

내 살 내가 찢어가며 꽃피웠어요

가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가시도 있는 거지요

저를 보려면 물을 건너고 하구요

저를 꺾으려면 가시에 찔려야 하지요

 

내가 아는 것은 오직

잔잔한 물결과 스치는 바람과

어쩌다 잠시 숨고르다가 휙 가버리는 물잠자리와

내겐 높기만 한 하늘 하늘 당신뿐이었습니다

 

마음없이 건성으로

 

휘이휘이 지나가면 못 만나

 

꼭 만나야지 눈 여겨 찾으면

 

여기도 있네 어머 저기도 있네

 

 

각시야 색시야 아가씨야

뭐라 부르든 그대는 어여쁘다

자기야 애기야 있잖아

뭐라 부르든 그대는 고귀하다

 

흘러간 유행가를 들을 때마다 궁금했다

갈대의 순정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푹 쉰내 나는 쉰을 넘어서면서부터 알게 되었다

더 많이 사랑했던 사람이 갈대가 되더라는 것을

내일 당장 스러질지도 몰라

매 순간마다 새롭게

서로의 모든 것을 다하는

풀꽃 같은 사랑

늦게까지 추위에 떨어온 그대여

이제 오라 내 품으로

 

널 향한 그리움 알알이 실에 꿰어 목에 걸면

아마 치렁치렁 할거야

 

자주 꽃 핀 건 파보나마나 자주감자

내사랑꽃은 파보나마나 무지개감자

때 되면 갈게요

아직 나에게 갓 하지 마세요

 

 

우리 사랑도 햇살에 비추어보면

이보다 더 아름다워요

 

나 하긴 너에게 달려 있네

잡초도 되고

약초도 되고

독초도 되고 (개감수)

흔하고 하찮은 것에서도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은 숨어 있는 것

그대 눈이 아름다우니

묻혀있던 나를 찾은 것처럼(개망초)

 

 

 

  한국특산 희귀종이라지만

개느삼을 아는 사람에게만  그렇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난 너를 넌 나를 깊이 알수록

우린 서로 보물이 되어 간다(개느삼)

쑥버무리, 무버무리, 호박버무리

재료를 한데 섞어 만든 음식을 버무리라 한다지요

소원이 하나 있는데요

나와 그 사람을 한데 버무려 주세요

 

개미취는 언제나 개미취 스스로 그대로인데

서 있는 곳에 따라

보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게 생각한다

 

 

별꽃이 아니라고 개자 붙인 것도 억울한데

사촌이 열명 넘다보니

나를 제대로 아는 사람 없네

당신을 당신보다 더 잘 아는 사람

그 사람은 당신을 사랑한다네

 

이름 석자 내가 지은 거 아니랍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그것만을 믿으세요

 

허름한 땅 한구석 납짝 엎드려

초록융단 깔고 꽃을 피웠네

코를 땅에 대야 보이는 너는

과연 누가 사랑하게 될까(개불알풀)

 

예쁘게 봐 줄 수 없나요?

노랑색이면 안 되나요?

마음 하나 달리 먹으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데(개상사화)

이름 이상하다고

이상하게 보지 마세요

지금 여기 나를 있는 그대로

보아 주실 수 없나요(개승마)

28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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