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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에게~~

쟉가 박희숙 그림이야기

[작가 박희숙의 Art 에로티시즘 ⑤]
권력에의 욕망, 섹스로 권력을 쟁취한 여인들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1452년경, 나무에 유채, 94×85cm, 벨기에 안트베르펜 왕립미술관 소장

 

남자의 정자 한 마리는 권력의 승계를 의미한다. 여기에 여자는 정자 한 마리를 받아들임으로써 남자로부터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는다.

특히 성공한 남자와의 섹스는 여자에게 특별한 삶을 제공한다. 이 경우 섹스는 남자에게는 육체적 쾌락이지만, 여자에게는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여자는 권력을 움켜쥐고 싶을 때 사랑을 배제한 채 섹스를 제공한다.

역사적으로 권력을 쥔 남자 곁에 아름다운 여자들이 불나방처럼 모여들었던 것은 육체적 쾌락보다 더 좋은 권력이 따라왔기 때문이다. 베개 밑 송사로 권력을 움켜쥔 대표적인 여자 중에 프랑스 샤를 7세의 정부였던 아그네스 소렐이 있다. 아그네스 소렐은 무기력한 샤를 7세를 사로잡은 지 1년 만에 작위와 재물을 선사받으면서 궁정의 숨은 권력자로 등장한다. 소렐은 나약한 샤를 7세를 치켜세워 프랑스 국토를 침입한 영국군을 몰아내게 했다. 당시 프랑스 최고의 미인이라는 찬사를 듣던 소렐은 젖가슴이 다 보일 정도로 파인 옷을 즐겨 입었는데 그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 장 푸케(1415 혹은 1422~1480년)의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다. 이 작품은 프랑스 왕실 재무상이던 슈발리에가 아내 카트린 부드의 무덤에 걸기 위해 의뢰한 것으로 그가 짝사랑하던 아그네스 소렐을 모델로 했다.

이 작품에서 높은 이마, 깨끗한 우윳빛 피부, 잘록한 허리의 성모 마리아는 담비를 덧댄 망토를 입고 무표정한 얼굴로 가슴을 드러내고 있다. 당시 머리카락 한 올 없이 이마를 드러내는 것이 유행이었다.

‘가브리엘레 데스트리스와 자매’ 1590년경, 목판에 유채, 95×125cm,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푸케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뒤에 천사들을 교묘하게 배치했다. 아기 예수의 머리 위에 있는 케루빔 천사만 정면을 바라보고 있고 나머지 인물들은 시선이 엇갈려 있는데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성모의 얼굴을 바라보게 되어 있다. 천사들은 이 작품의 주제를 강조한다. 아기 예수의 시선과 손가락이 이 작품의 열쇠를 쥐고 있는데 왼쪽에 있는 이 작품의 의뢰인 슈발리에를 가리키고 있다.

왕비보다 더 내조를 잘해 왕을 만족시킨 여인이 프랑스 앙리 4세의 정부 가브리엘레 데스트레다. 앙리 4세는 평생 56명의 정부(情婦)를 두었지만 가브리엘레를 가장 사랑했다. 그녀는 앙리 4세의 침실만 뜨겁게 해준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가브리엘레는 앙리 4세가 전장에 나가 있을 때에도 함께 생활하면서 정치 외교문서에 서명을 했을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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