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희숙의 Art 에로티시즘 18]
행복한 시선 |
정사(情事)를 빠르고 짧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섹스를 할 때는 대부분 옷을 벗는다. 옷이 성적 욕망을 불러일으키지도 못하거니와 촉감을 둔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가 남자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은 섹스를 하고픈 욕구 표현인 동시에 남자의 시각과 촉각을 자극하기 위해서다. 남자의 시선을 자극하고 있는 여자를 그린 작품이 에릭 피슬의 ‘나쁜 소년’이다. 중년여자의 일탈을 그린 이 작품에서는 벌거벗은 여자가 침대 위에 누워 다리를 들어올리며 몸을 비틀고 있다. 남자는 옷을 입은 채 여자의 음부를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지만 손은 바지 뒷주머니에 가 있다. 큰 침대만 놓인 방은 호텔임을 나타내고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온 햇살은 한낮임을 의미하며 흐트러진 침대 시트는 정사가 끝났다는 것을 암시한다. 침대 위에 누워 다리를 벌리고 거리낌 없이 음부를 남자에게 보이고 있는 여자는 정사가 끝났음에도 오르가슴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여자의 벌어진 입술과 비틀린 몸 그리고 손은 자위행위를 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남자의 머리 스타일은 소년을 상징하며 여자의 머리 스타일은 중년의 여자라는 것과 두 사람이 불륜 관계라는 점을 시사한다. 방 안 탁자에 놓인 과일 바구니는 섹스의 달콤함과 금방 시드는 정열을 상징한다. 에릭 피슬(1948~)은 이 작품에서 남자가 여자의 행동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자의 돈을 훔치고 있다는 점을 손을 뒷주머니에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표현함으로써 젊은 남자가 중년의 여자보다는 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 물질적인 풍요로움 속에서 정신적인 위안을 찾기 위해 섹스에 빠져 있는 미국 중산층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기 위해 배경을 호텔방으로 정했다.
벌거벗은 여자의 도발은 섹스 전에 유효하다. 섹스가 끝난 후에 남자는 여자가 벗고 별짓을 다 해도 자극받지 못한다. 남자는 섹스 후에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섹스가 끝난 후 여자에게 관심이 없는 남자를 그린 작품이 낸 골딘의 ‘커플’이다. 섹스 후 여자의 복잡한 심정을 표현하는 이 작품에서 여자는 음부를 드러낸 채 팔로 가슴을 가리고 침대에 누워 있고, 남자는 침대 옆에서 책을 읽고 있다. 좁은 침대와 타원형 형태의 가리개는 호텔방임을 나타내며 여자의 음부가 정면을 향해 있는 것은 두 사람의 정사를 암시한다. 여자에게 등을 돌린 채 남자가 바지를 입고 책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섹스의 황홀경에서 빠져나와 현실의 세계로 돌아왔음을 의미한다. 여자가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있는 것은 섹스 후 소외감을 나타낸다. 낸 골딘(1953~)의 이 작품에서 책을 읽고 있는 남자와 침대 위에서 옷을 벗은 채 생각에 잠겨 있는 여자의 모습은 두 사람이 커플이지만 부부가 아님을 나타낸다 |
'부부에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가 박희숙 그림이야기 (0) | 2010.09.01 |
---|---|
작가 박희숙 그림이야기 (0) | 2010.07.02 |
작가 박희숙 그림이야기 (0) | 2010.06.02 |
작가 박희숙 그림이야기 (0) | 2010.04.30 |
반쪽에게~* (0) | 2010.04.07 |